몇 년 전부터 SNS에서 보면서, 대체 저건 뭐하는 공연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꼭 한 번 보러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공연이 있었다.
Fuerza Bruta, 푸에르자 부르타.
영어로는 Brute Force로 기계적 or 어떤 사고의 과정없이 단순한 힘으로 어떤 것을 성취해 내는 방법이라고 한다.
공연을 보기 전이었다면 이게 뭔 말이야?!!했겠는데, 보고 나니까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일단 공연에 대한 감상을 까먹기 전에 줄줄 적어 보려고 한다.
아무리 줄여도 그냥 재미있다는 말로는 부족해!!!!!ㅠㅠㅠㅠ오늘 글은 말이 특히나 길다ㅠㅠ
공연에 대한 감상을 늘어 놓기 전에, 스포 있음!
하지만, 스포를 알고 보든 아니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걸, 공연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푸에르자부르타가 촬영과 SNS 공유가 모두 가능한 이유.
(모르고 가면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충격(?)이 아주 신선할 것 같다. 난 참고로 스포를 극도로 혐오해서^^안보고 감.)
생각보다 아담한 정사각형스러운 공연장에 관객들이 무슨 오징어 게임 오프닝에 온 것 처럼, 영문도 모르고 미어켓 처럼 두리번 거린다. (어디가 무대인지 전혀 감이 안오는데, 자꾸 어디서 호루라기? 새소리? 같은게 나서 두리번 두리번)

오프닝.
뭐지? 북을 두드리는 데, 정글북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단어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노래를 부르는데, (일단 배우분 발성이 미쳤음) 정글 한 가운데서 날 것의 노래와 날 것의 연주를 듣는 느낌이 든다. 북이 아니라, 심장을 때리는 느낌?
일단 신나서 리듬을 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과 함께 종이 꽃 가루가 날린다.
그리고 뒤를 돌면, 사람이 날라다닌다(?)


날 것의 노래에, 날 것이 사람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그 것도 내 머리위로 날아 댕긴다?
날아 댕기는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 질을 하고, 어쩌면 구해달라는 건가? 싶게 관객에게 손을 뻗는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이게 뭔가? 싶은데. 이상하다. 좋다(?)
아니 기분잌ㅋㅋㅋㅋ진짜 좋은데, 이상하고 왜 좋지? 이걸 좋아하는 나....정상인가? 싶어서 옆을 봤더니,
친구 쨓는 이미 매우 신이 났다. 그래 난 정상이었어!

그리고 이어지는 유명한 무대. 달리는 남자!
여기서부터 뭔가, 함의를 찾으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N 모드가 발동 된다.
트레드밀에 올려지는 사람들과 가구들. 그리고 그걸 피하기도 하고, 원형을 지키려 고군 분투하는 달리는 남자를 보면서,
아득바득 얼레벌레 사회생활을 하고, 주변 사람을 챙기고, 덕질도 하고, 블로그도 하고, 집안일도 하고 나름 고군분투 열심히 살고있는 나와 사람들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졌다.
꽤나 머릿속이 복잡해지려는 찰나, 남자가 종이벽을 부수고 나아가는 모습에 이상한 쾌감이 들었다.
그것도 잠시. 그럴 시간이 없게 다음 공연이 휘몰아 친다.

잠이든 달리는 남자 주변으로 은갈치 같은 장막이 드리우면서,
가로본능으로 달리고 구르고 소리지르는 배우들이 등장한다. 남자의 꿈속인가? 꿈 한 번 험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푸에르자부르타에서 최애 공연이었던 공중 수영장(?)무대.
파란조명이 바닥이 투명한 수영장을 비추고, 한 가운데에 웅크린 사람이 등장하며 무대가 시작되는데. 꼭 태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수영장은 천장에서 내려와 관객과 터치를 하기도 하고, 기울어지면서 배우들이 미끄러지거나 자유롭게 헤엄치고, 구르고 물장구를 친다. 물속에 얼굴을 묻고 아래의 관객을 천진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기도 한다. 이 모든 몸짓과 표정이 천진한 어린 아이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공연을 보며 젖는 옷을 신경도 쓰지 않고 동네 개울이나 분수공원에서 놀았던 유년기의 기억이스쳤다. 잔잔한 음악과 부드러운 배우들의 몸짓에 나도 근심없는 유년기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잔잔 물놀이도 잠시, 배우들이 수영장 바닥에 바디 슬램을 하고, 손바닥으로 내려치고 달리며 천둥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공연 중 가장 소름이 돋았는데, 바닥을 내리치면서 쾅쾅! 하는 소리가 날때마다 발바닥에서 부터 전율이 돋고, 소름이 돋으면서 물을 맞은 듯 시원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러다가, 하늘에서 비가 오며 이 세션은 막을 내리는데, 젖지 않으면서 비를 맞는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이후로, 본격적인 관객 참여형 무대가 진행 되는데, 관객을 불러 올리기도 하고, 마당놀이 처럼 중간을 비워 춤을 추게도 시킨다. (또 멍석깔면 잘 안나대는 편 ㅠㅠ)



이후로도 머리위로 구멍뚫린 천막이 드리워지며, 구멍에서 사람이 내려오기도하고, 내려와서는 머리위를 날라다니고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춘다. 본격적으로 퍼포머와 관객,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허물어 지면서 사진이고 동영상이고 나발이고 일단 신나서 뛰어야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뛰다보면 마당놀이 한가운데에서 비가내리는데, 비를 맞으며 춤을 추라고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시키는건 잘하는 편^^ 입고있던 스웨터를 벗어서 영화 클래식 처럼 친구와 머리에 쓰고 비로 돌진을 했는데, 왠걸? 보슬비가 아니라 장대비였고. 친구와 나는 스웨터를 벗은 의미도 없이 쫄딱 젖었다ㅋㅋㅋㅋ(와중에 비가 온수라는 점에 감동)

피날레 무대는 오프닝과 같은 방향과 무대, 구성으로 마무리 되었다. 배우들의 체력에 절로 박수가 나오고 환호가 나왔다.
체력 짱짱매앤...뺌....
푸에르자부르타는 배우들의 역량(&체력)과 공연의 구성도 대단하지만, 이 모든 연출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과 스태프들의 협동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 뮤지컬이 무대에서 보여준 탄탄한 스토리와는 아예 다른.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다. 과연 현대의 미술과, 현대의 기술이 만나면 이런거구나! 하는 감상이 들었다.
하여튼 요상했다....공연이 끝나고 나오는 내내 친구랑. 와...야...와...이게뭐지? 야...좋은데, 뭐야?
누가봐도 포토존에서 사진 쾅쾅 박아주고. 마, 와따간다.


여기까지 읽은 당신 체력, 푸에르자부르타 배우 체력이야 뭐야...대단해....
그런 의미에서 유튭에서 얻은 꿀팁 공유!!
이분 말대로 여기 자리 잡았는데, 최고 자리였음!
아니, 회사 대리님한테 추천해서 보러가셨는데, 자리 꿀팁 얘기를 안해드려가지고ㅠㅠ수영장 무대를 밖에서 보셨다고해서 내가 다 마음이 찢어지네ㅠㅠ 같은 돈내고 왜 혼자 5만원치만 보고와! 마음아프게!!!!!
밑에 영상 꼭 보고가세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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